노은老隱 늙으막 농부·
해바라기
마음 다잡아먹기는
어려웠지만
해내기는 쉬웠습니다.
마음 다시 돌리기는
어려웠지만
향하기는 쉬웠습니다.
강렬한 햇빛과
뜨거운 열기로
녹아내리는 마음.
해냄과 향함은
쉬웠습니다.
해를 향한 멈추지 않는 사랑,
원반 빼곡히 영글어가는 보석,
고개 숙인 진보라 빛 무게.
거룩한 성자의 모습을 닮았구려.
퇴직 후 노인이 숨어 살았던 곳이라고 알려진 충주시 노은(老隱)면에 젊은 시절 마련해 두었던 밭에서 주말농장처럼 소일거리 삼아 분당에 살면서 농사를 짓고 있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