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12년차 복숭아·
유병구
경북 영천시
딱따구리 노래
복숭아 유리나방 애벌레
나무 속살 파먹고 사방으로
구불구불 동굴을 뚫었다
애벌레는 딱따구리를 불러들였다
은밀히 나무를 살피고
숨은 곳 찾아 벌레를 찍어내어
나무의 아픔을 달래주었다
나무는 제 몸속에 집을 주었다
딱따구리 알을 나무는 품어
어린 딱따구리를 잉태하였다
딱따구리는 나무의 아픔과
과수원 아저씨 외침을
희망에 나라로 띄운다
따다닥따다닥
나무와 바람과 구름이 좋아
하늘 안고 살아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