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보니 푸른 창고에 오면 파란 녀석들 들여다보고 눈맞춤할 줄만 알았지 뭐에요. 오늘은 풀제거 작업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근데 온갖 풀들이 지천인 가운데 올망쫄망하고 앙증스러운 풀꽃에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답니다. 꽃의 크기도 모양새도 어쩌면 그렇게 순종스러운 듯 활짝 피어 있던지요. 봄맞이꽃,주름잎,꽃마리,냉이꽃.딱지꽃 참 이름도 이뻐지요. 그들을 한참 이리보고 저리보니 나태주님의 풀꽃이란 시가 생각나더군요. 오래 보아야 예쁘다. 자세히 보아야 싸랑스럽다. 정말 딱 맞는거에요. 홀림 당하듯 바라보니 바람에 비껴 흔들리며 대답처럼 너도 그렇다라며 웃는 모양새로 다가오더군요. 한없이 바라보다 할 일이 태산 같음을 느끼곤 발걸음을 옮겼답니다. 때로는 그 어떤 힘듦이 있을 때 누군가의 작은 한마디가 위로가 되고 위안이 되듯 작은 몸짓의 풀꽃들이 오늘 제겐 걸림돌이 아닌 행복 호르몬과도 같은 디딤돌입니다. 그러길래 세상은 둥글게 살고 볼 일이지요.ㅎㅎㅎ